비닐봉지에 담겨 버려진 시신 급증한 과테말라, 갱단 때문? [여기는 남미]

thumbnail - 과테말라 경찰이 지난달 28일 비닐봉지에 담겨 길에 버려진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에페 캡처
과테말라 경찰이 지난달 28일 비닐봉지에 담겨 길에 버려진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에페 캡처


중미 과테말라에서 길에 버려진 시신이 급증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갱단 간 암투가 격화하면서 살인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과테말라에선 비닐봉지나 포대 등에 담겨 길에 버려진 시신 137구가 발견됐다. 지난해 길에서 발견된 39구와 비교하면 올해 길에 버려진 시신은 3배 이상 늘어났다.

검찰청 보고서에 따르면 비닐봉지에 담겨 버려진 시신이 68구 발견돼 가장 많았고 이어 침대 시트에 둘둘 말린 상태로 버려진 시신이 53구 발견돼 두 번째로 많았다. 시신 10구는 포대에 담겨 버려진 뒤 발견됐고 나머지는 기타 유형이었다.

가장 최근의 사건은 지난달 말 수도 중심부에서 약 5㎞ 떨어진 차이나우틀라 자치구에서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대는 시신이 담긴 비닐봉지가 도로 옆에 버려져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시신 2구를 수습했다. 사망한 피해자들은 손과 발이 묶인 상태로 비닐봉지에 담겨 있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조회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단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은 갱단의 소행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시신을 비닐봉투에 담아 길에 버리는 건 주로 갱단이 시신을 유기하는 방법”이라면서 “수사를 더 해봐야겠지만 갱단이 벌인 범행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과테말라 경찰은 올해 비닐봉지와 포대 등에 시신을 담아 길에 유기한 혐의로 10명을 체포했다. 여기엔 최소한 17건의 살인 혐의로 지난달 체포돼 기소된 갱단 ‘마라 살바트루차’의 조직원 7명이 포함돼 있다.

비닐봉지와 포대 등에 담겨 길에 버려진 시신이 늘고 있는 반면 살인 사건은 늘지 않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시민단체인 ‘시민안전연합’(CSC)에 따르면 올해 1~9월 과테말라에선 살인 사건 2338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할 때 살인 사건은 59건 줄었다.

현지 언론은 살인 사건이 줄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방식(시신을 비닐봉지나 포대에 담아 길에 버리는 방식)의 시신 유기가 늘고 있는 건 갱단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강력히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과테말라 경찰은 올해 갱단 조직원 750명을 체포했다. 1960년대 태동해 지금은 초국가적 범죄조직이 된 갱단 ‘바리오18’의 조직원 516명, 악명 높은 국제적 갱단 마라 살바트루차의 조직원 204명 등이 수갑을 찼다. 과테말라는 지난해 바리오18과 마라 살바트루차를 테러 단체로 지정한 바 있다.

현지 언론은 “마약 판매의 거점 확보를 위한 갱단 간 경쟁이 날로 가열되고 있다”면서 “비닐봉지나 포대 등에 담긴 시신이 발견되는 곳은 갱단들이 전쟁을 치르는 지역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도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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