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게임비 환불해줘”…소송 낸 엄마, 더 받은 환불금 탐내 AI로 증거까지 조작 [여기는 중국]
입력 2026 10 21 16:55
수정 2026 10 21 16:55
중국에서 아이의 게임 충전 금액 반환을 요구하던 엄마가 게임사가 초과 지급한 금액을 반환하지 않기 위해 AI로 증거까지 조작해 결국 법정에 섰다. CCTV 13 캡처
자녀가 온라인 게임에 쓴 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낸 중국 여성이 게임사의 실수로 환불금을 더 받자 반환을 거부했다. 이후 게임사가 소송을 제기하자 “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며 통화 녹음을 법원에 제출했지만,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증거로 드러났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산시성 시안시 옌타구 인민법원은 최근 게임사가 리우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 소송에서 초과 지급된 3만 3628위안과 이자를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리우씨는 가짜 녹음을 법정에 제출한 일로 재판부의 엄중한 경고도 받았다.
처음 소송을 낸 쪽은 리우씨였다. 미성년인 자녀가 게임에 약 5만 위안을 결제하자 게임사를 상대로 광저우의 한 법원에 환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법원 조정을 거쳐 결제액의 30%인 1만 5695위안을 돌려받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환불 과정에서 직원의 송금 실수가 발생했다. 리우씨 계좌에 들어온 돈은 4만 9323위안으로, 합의한 금액보다 3만 3628위안(약 668만원)이 많았다.
게임사는 실수를 확인한 뒤 곧바로 차액 반환을 요청했지만 리우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두 사람의 입장이 바뀌었다. 게임사가 원고로, 리우씨가 피고로 다시 법정에 서게 된 것이다.
리우씨는 재판에서 회사 측이 전화로 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입증하겠다며 게임사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와 나눴다는 통화 녹음도 제출했다.
재판부는 녹음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리우씨에게 법정에서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도록 했다.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리우씨는 이미 회사 측 변호사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경찰에도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리우씨에게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요구하고, 통화 상대라고 지목된 변호사도 법정에 출석하도록 했다. 관련 사실과 목소리를 대조한 결과 녹음 속 음성은 해당 변호사의 실제 목소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리우씨는 결국 자신이 AI로 녹음을 합성했다고 인정했다.
법원은 합의한 환불액을 넘어 받은 돈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게임사 직원이 실수로 보냈더라도 리우씨가 이를 보유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초과 지급 사실을 알고도 반환을 거부한 만큼 차액 전부와 이자를 지급하도록 했다.
증거 조작에 대해서는 벌금이나 구금 처분 대신 구두 경고를 내렸다. 리우씨가 법정에서 조작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가짜 녹음이 재판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네티즌들은 “아이의 게임 결제보다 부모의 행동이 더 큰 문제다”, “가짜 증거를 제출했는데 처벌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게임사를 향해서도 “송금할 때 내부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이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