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현지시각) 아침, 우크라이나와 국경에서 약 300km 떨어진 러시아 남부 스타브로폴 지역 상공에서 러시아군 Tu-22M3 전략폭격기 한 대가 추락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의하면, 조종사 3명은 탈출에 성공했다.
폭격기는 우크라이나 지역에 대해 Kh-22 순항미사일 공격을 마친 후 추락했는데, 러시아 정부는 기술적 문제로 추락했다고 발표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국(GUR)의 작전으로 구소련제 S-200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밝혔고, 러시아 소식통들도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격추를 인정했다.
이번 Tu-22M3 폭격기 격추는 2월 말에 A-50U 조기경보통제기 격추에 이어 러시아 공군의 중요 자산 피해로 기록된다. 러시아군 Tu-22M 폭격기의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8월, 러시아 서부 노브고로드주 솔치 비행장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Tu-22M3 한 대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Tu-22M3는 구소련 시절이던 1970년대 개발된 초음속 전략폭격기 Tu-22M, 나토분류명 백파이어(Backfire)의 개량형이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기체는 최신형인 Tu-22M3M이지만 이번에 격추된 기체가 M3인지 M3M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Tu-22M 계열의 주요 특징은 미국의 B-1B처럼 주익이 가변익이라는 점이다. 제원은 길이 43.46m, 날개폭 34.28m, 높이 11.05m, 자체중량 54,000kg, 최대이륙중량 124,000kg이며, NK-25 터보팬 엔진 2개를 장착하여 최고속도 마하 1.88로 비행할 수 있으며, 전투반경은 2,400km다. 주요 무장은 좌우 날개 아래에 각 한 발과 동체 아래 반매입식으로 한 발을 탑재할 수 있는 Kh-22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며, 그 외에 다양한 폭탄과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사용한 S-200 지대공미사일은 나토 분류명 SA-5 가몬(Gammon)으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이다. 1960년대 말부터 운용을 시작했고, 북한 등이 현재도 운용하고 있다. 옛 바르샤바 조약국 소속이었던 동유럽의 나토 국가들에서도 불가리아, 폴란드가 운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보유한 물량이 지원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처음 개발될 당시에는 사거리가 약 160km 정도였지만, 개량되면서 최대 300km까지 늘어났다. 유도방식은 미사일이 명중할 때까지 레이더를 표적에 조사해야 하는 반능동 레이더 유도 방식이다. 우크라이나가 정확하게 어떤 작전을 펼쳤고, 미사일에 어떤 개조를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격추로 러시아군의 폭격기를 이용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공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