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홍역 사망자 발생한 페루 “확진자 4배로 폭증할 수도” 경고 [여기는 남미]

thumbnail - 페루의 한 어린이가 홍역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페루 보건부 제공
페루의 한 어린이가 홍역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페루 보건부 제공


남미 페루에서 홍역 유행에 속도가 붙고 있다.

페루 언론은 28일(현지시간) 홍역 환자가 지금의 4배로 폭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퍼시 미나야 전 보건부 차관은 인터뷰에서 “홍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비율이 매우 높은 데다 의료 취약 지역으로 응급조치가 쉽지 않은 아마존에서도 홍역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면서 “지금의 추세라면 10월 홍역 환자가 적게는 지금의 3배, 많게는 4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부가 공식 집계하는 감염자 통계에 따르면 페루에선 이미 홍역의 확산에 상당한 속도감이 붙었다. 지난 7월 26일 1236명이었던 홍역 확진자는 이달 27일 2357명으로 2배 불어났다. 아직 확진 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홍역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6100명을 웃돌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정밀 검진 결과가 나오면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고가 현실이 된다면 최악의 경우 내달 페루의 홍역 확진자는 1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

연령대로 구분하면 청년층에서 가장 많은 홍역 확진자와 감염 의심자가 나오고 있다. 전체 확진자와 감염 의심자의 50~60%는 10~30대라고 한다.

홍역은 사망으로도 이어지고 있어 불안은 커지고 있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페루 아마존 로레토 지역에선 홍역에 걸린 16살 남자 청소년이 사망했다. 그는 호흡기 합병증이 폐렴으로 악화되면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페루에서 홍역 사망자가 나온 건 2003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현지 언론은 “사망자가 나온 페루 아마존에선 주민들이 주로 배를 이용해 강을 타고 이동한다”면서 “이런 교통 조건으로 인해 홍역에 걸린 청소년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손을 쓰기 힘들 때가 되어서야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망한 청소년은 단 한 번도 홍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페루 의학계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도 홍역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점이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페루에서 1차 홍역 백신을 접종한 국민은 전체의 46.7%,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국민은 56.1%였다. 홍역 백신 접종은 필수지만 접종률이 낮은 건 국민들이 신경을 쓰지 않은 탓이다.

익명을 원한 의료계 관계자는 “국민이 홍역 백신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것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보건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백신 접종률 99%를 목표로 보건부가 더 열심히 뛰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페루는 홍역 환자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 백신 접종 캠페인에 들어가 지금까지 120만 회분을 접종했다. 보건부는 아직 1200만 회분 이상의 백신이 남아 있다면서 국민들에게 접종을 당부하고 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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