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반칙? 페널티킥이라고?” 골키퍼의 이색 항의…심판,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 [여기는 남미]
입력 2026 09 30 17:13
수정 2026 09 30 17:13
골키퍼 테소노테가 골포스트에 기대 페널티킥을 차려는 상대편 키커를 바라보고 있다. 영상 캡처
볼리비아 축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출신 골키퍼가 이색적인 방법으로 심판에게 항의해 화제다. 부당한 판정을 내렸다고 항의를 받은 문제의 심판은 결국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29일(현지시간) 이색적인 항의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아르헨티나 출신 골키퍼 구스타보 테소노테(28)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테소노테는 화제의 항의와 관련해 “너무 억울했고 화가 많이 났다”면서 “절대 반칙이 없었다고 나와 동료 선수들이 강력히 항의했지만 심판진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아 어필하기 위해선 다른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화제의 항의 사건은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최근 열린 볼리바르컵 대회에서 벌어졌다. 하위리그 클럽의 프로리그 승격 여부가 달린 볼리바르컵 대회에서 테소노테가 골키퍼로 뛰고 있는 윌스테르만 코오페라티바스는 아틀레티코 인데펜디엔테와 격돌했다. 윌스테르만 코오페라티바스의 원정 경기였다.
팽팽하게 진행된 경기는 2대2 동점으로 후반 정규 시간을 넘겼다. 추가 시간 3분이 경과했을 때 테소노테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골대를 향해 무섭게 파고드는 상대편 공격수를 1대1로 막아서는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을 하진 않았다. 문제는 쓰러진 상대편 공격수였다. 심판은 곧바로 휘슬을 불었다. 심판은 골키퍼가 공격수를 쓰러뜨렸다면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테소노테는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면서 상대편 공격수의 할리우드 액션이었다고 항의했지만 심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필드에서 뛰고 있던 동료 선수는 물론 벤치에 있던 선수들까지 우르르 몰려나와 항의에 가세했지만 심판은 완강했다.
집단 항의는 장장 19분 동안 계속됐다. 현지 언론은 “최장 시간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기 부문이 기네스에 있다면 세계 기록으로 등재될 만한 항의였다”고 보도했다.
심판이 계속 항의를 외면하자 골키퍼 테소노테는 포기했다는 듯 골대를 향해 걸어갔다. 추가 시간이 22분 경과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테소노테는 골라인 중간에 서서 킥을 막을 준비를 하는 대신 오른쪽 골포스트에 몸을 기대고 섰다. 그러면서 그는 주심과 상대편 키커에게 킥을 차라고 손짓했다.
심판은 골키퍼가 준비된 것으로 간주하고 페널티킥을 차라고 휘슬을 불었다. 상대편 키커는 아무도 지키지 않는 골대를 향해 슛을 날려 손쉽게 득점했다.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넣은 아틀레티코 인데펜디엔테는 3대2로 신승했다.
골키퍼 테소노테는 당시의 심정에 대해 “‘그렇게도 홈팀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봐라’는 마음이었다”면서 “부당한 페널티킥을 막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항의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테소노테의 치밀한 전략은 주효했다. 경기 종료 후 논란이 된 경기를 분석한 볼리비아 축구협회는 문제의 심판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현지 언론은 “축구협회가 결국 독특한 항의에 귀를 기울인 것”이라면서 단연 골키퍼가 돋보이는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