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가는 ‘상어 지느러미’ 4200개 알고 보니…콜롬비아 어부가 자른 밀수품이었다 [여기는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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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검찰이 압수한 상어지느러미. 에페 제공


남미 콜롬비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상어 지느러미 밀수 미수 사건이 적발됐다. 말린 상어 지느러미는 ‘샥스핀’으로 불리는 요리 재료로, 주로 아시아에서 소비된다. 이번에 콜롬비아 당국이 압수한 상어지느러미는 4000개가 넘는다.

2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언론에 따르면 검찰은 콜롬비아 북서부 나리뇨주 투마코 지역의 한 수산물 판매점에 보관돼 있던 다량의 상어지느러미를 발견하고 점주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및 밀수 미수 혐의로 검거했다. 상어지느러미는 콜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에콰도르로 몰래 옮겨진 후 다시 홍콩으로 밀반출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밀수 직전에 적발된 상어지느러미는 모두 4235개, 중량은 376㎏에 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가 19만 달러(약 2억 5170만원)에 상당하는 물량이다. 상어지느러미는 13개 포대에 담겨 보관돼 있었다. 검찰은 “에콰도르를 경유해 홍콩으로 건너가는 루트가 준비돼 있었다”면서 작전이 2~3일만 늦었어도 상어지느러미가 국경을 넘어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전문가 감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압수한 상어지느러미는 귀상어, 뱀상어, 비단상어, 환도상어, 구리상어, 흑기흉상어 등 최소한 상어 6종, 1000마리 이상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보호종도 포함돼 있어 남자에 가중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른바 ‘상어지느러미 절단’ 사건을 추적하다가 정보를 입수하고 밀수를 사전에 막았다. 상어지느러미 절단이란 조업을 나간 어부들이 바다에서 포획한 상어의 지느러미를 자른 뒤 살아 있는 상어의 몸통을 바다에 버리는 행위를 말한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상어지느러미를 자르고 몸통을 버리면 적재ㆍ보관해야 하는 물량을 최소화할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지느러미가 잘린 상어는 결국 죽는다. 콜롬비아에서는 관할 당국의 허가 없이 이런 행위를 하는 게 금지돼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불법으로 상어를 잡는 것도 문제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상어를 죽이는 게 더욱 문제”라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상어지느러미를 공급한 사람, 밀수를 시도한 수산물 판매업자, 해외에 연계돼 있는 조직까지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롬비아는 법률로 야생동물의 밀거래를 금하고 있다. 야생동물 개체나 일부 부위를 밀거래하거나 취득, 수출 또는 판매하는 경우 최단 5년, 최장 11년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특히 상어나 가오리 등 연골어류의 지느러미를 수출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는 최고 50% 가중처벌이 가능하다.

유죄가 확정되면 징역과는 별도로 최저 임금의 300배에서 최고 4만 배에 상당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현지 언론은 “압수된 상어지느러미가 세계에서 (상어 지느러미의) 수요가 가장 많은 아시아로 밀수될 예정이었다는 점에 수사 당국이 주목하고 있다”면서 “다국적인 조직이 개입한 사건이 아닌지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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