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4000만년 전 남극에 서식한 개구리 최초 발견
송현서 기자
입력 2020 04 25 14:04
수정 2020 04 25 14:04
스웨덴 자연사박물관과 아르헨티나 공동 연구진이 2011~2013년 남극 시모어 섬에서 발견한 이 화석은 남극대륙에서 발견된 최초의 양서류 화석으로, 현존하는 개구리의 조상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이 발견한 화석은 개구리의 엉덩이 부분으로, 분석 결과 몸길이는 4~5㎝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외형은 남아메리카 대륙 남쪽에 위치한 파타고니아에 서식하는 칼립토케팔렐라과(calyptocephalellidae) 개구리와 유사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를 이끈 고생물학자인 토마스 모르스 교수는 “겉모습은 현존하는 개구리와 다른 점이 거의 없다. 다만 크기가 조금 작다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이 고대 개구리는 4000만 년 전, 남극에 어둡고 긴 추위가 시작되면 진흙 속에서 동면을 취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고대 개구리는 현생 개구리와 마찬가지로 기후가 계절마다 자주 바뀌는 곳이 아닌, 칠레 안데스산맥과 같은 습하고 비가 자주 내리는 숲을 좋아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눈과 얼음이 가득하고 혹독한 추위가 이어지는 남극에서 고대 개구리는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을까.
연구진에 따르면 시모어 섬에서 개구리의 화석과 함께 현재는 멸종된 고대 수련의 흔적을 발견했다. 다년생 수생식물인 수련은 주로 연못에서 서식한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당시 남극이 지금과 같이 모두 얼어있던 것이 아니라, 액체 상태의 담수가 흐르는 지역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의 주인인 고대 개구리 역시 수련이 피어있고 담수가 모여 있으며, 습하고 비교적 춥지 않은 남극의 특정 지역에서 서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 고대 개구리가 서식했던 4000만년 전인 에오세(약 5500만~3800만년 전)는 호주가 남극대륙으로부터 북쪽으로 분리되기 시작하면서 두 대륙 사이에 바다가 생긴 시점이며, 이 과정에서 남극 주변의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에오세 동안 남극에 빙하 존재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이번 연구를 이끈 연구진은 적어도 고대 개구리가 서식했던 4000만 년 전의 남극에는 얼지 않은 담수와 습한 환경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고대 개구리의 화석 연구가 수천만 년 전 남극의 기후를 짐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23일자)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