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135년을 살다가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개의 껍데기가 발견됐다.
아사히신문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해당 조개는 과거에도 지진 해일을 극복하며 살아남았지만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이 일으킨 거대 해일에서는 죽음을 면치 못했다.
이 조개는 국내에서 돌조개로 잘 알려진 비늘백합(학명 Mercenaria stimpsoni)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사할린, 오호츠크해에 분포한다. 6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성장하고 2~5월에는 성장이 멈춰 나무의 나이테처럼 껍데기에 층이 새겨진다. 지금까지 나이가 확인된 조개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개체는 99년을 산 훗카이도산 조개였다.
고베대와 도쿄대 등 연구진은 조개껍데기에 새겨진 일종의 나이테를 분석해 과거 해양 환경의 변화를 조사하고 있다. 죽은 조개껍데기 27개체 중 9개체는 마지막 층이 2010년에 새겨진 것이었다. 이에 따라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거대 해일에 휩쓸려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 중 가장 오래 산 개체가 135년을 산 비늘백합이었다는 것이다.
가장 오래 산 조개는 과거에도 거대 해일을 경험했다. 1896년 생후 20년 당시에는 사망자 약 2만2000명을 낸 메이지 산리쿠 지진, 57년 당시에는 3000여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낸 쇼와 산리쿠 해역 지진으로 인한 해일을 겪었다.
연구 주저자인 구보타 가오루 고베대 조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이와테현 후나코시만 인근에는 25m짜리 해일이 습격했기에 이같이 오래 산 조개가 죽을 만큼 큰 서식 환경의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과학저널 ‘라디오카본’(Radiocarbon) 최신호(11월 24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