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보다] 우크라서 ‘집단 매장용’ 구덩이 또 발견…민간인 학살 증거
송현서 기자
입력 2022 04 23 11:48
수정 2022 04 23 11:48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지난달 29일 촬영된 것으로, 비노라드네에 있는 공동묘지 인근에 생긴 40m 길이의 구덩이 여러 개를 담고 있다.
표트르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는 점령자들이 시내 모든 구역에서 사망한 주민들의 시신 수습 및 화장, 매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우폴 인근에서 포착된 수백 개의 구덩이는 러시아군이 해당 마을을 점령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2주간 굴착된 것으로 보인다.
300개 이상의 이 구덩이는 러시아군이 마을을 점령했던 지난달과 이달 사이 2주간 굴착됐다.
맥사 테크놀로지 측은 “구덩이는 가로 180㎝·세로 3m 크기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서 자국의 공격으로 숨진 사람들의 시신을 만후시로 옮겼다. 영상을 검토한 결과 집단매장지가 3월 22일부터 26일 사이 생겨나기 시작해 이후 몇 주 동안 계속 늘었다”고 밝혔다.
안드류셴코 보좌관은 "이 대형 무덤은 숨진 마리우폴 민간인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러시아군이 주민들에게 검은 비닐 백을 거리에서 수거해 만후시의 구덩이까지 옮기도록 했다. 일부 주민들이 그 안에 시신이 담긴 것을 봤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 "마리우폴 점령" 주장…우크라 측 "아직 방어 중" 반박한편 러시아는 21일(현지시간) 남부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완전 점령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마리우폴 해방작전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면서 “파리 한 마리도 통과하지 못하도록 봉쇄하라“라고 지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이 항전을 펼치는 마리우폴의 제철소 아조우스탈의 총공격 계획을 취소하는 대신, 봉쇄를 선택했다. 현재 아조우스탈 제철소에는 아조우 연대와 우크라이나 해병대 등 군인 2000여 명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우폴이 함락위기에 빠지자 민간인 탈출을 위한 버스 90대가량이 현지로 향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현재까지 마리우폴을 빠져나온 버스는 고작 4대에 불과하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마리우폴에는 여전히 약 10만 명의 민간인이 남아있다”면서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적어도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