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 쏙 빼먹는 범고래에 덜덜…남아공 백상아리의 굴욕 [핵잼 사이언스]
박종익 기자
업데이트 2023 09 27 16:04
입력 2023 09 27 16:04
![백상아리의 공격으로 간만 빼먹힌 백상아리의 모습 백상아리의 공격으로 간만 빼먹힌 백상아리의 모습](https://imgnn.seoul.co.kr//img/upload/2023/09/27/SSI_20230927160216.jpg)
백상아리의 공격으로 간만 빼먹힌 백상아리의 모습
남아공의 폴스 베이와 케이프타운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간스바이 해역은 세계적인 백상아리 서식지로 유명하다. 이곳은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로 꼽히는 백상아리가 자주 출몰하는 천혜의 집결지로, 이 때문에 바닷속 철창 안이나 배 위에서 가까이 보고 체험하려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다.
문제는 최근들어 이 지역의 '주인공'인 백상아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에대해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 생태학자인 미셸 주웰은 "백상아리의 감소가 너무 극적으로 빠르게 진행돼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라면서 "일부에서는 피쉬 앤 칩스를 만드는 상어 먹잇감의 남획이 상어 감소를 초래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고 밝혔다.
![남아공 해변에서 발견된 백상아리의 사체 남아공 해변에서 발견된 백상아리의 사체](https://imgnn.seoul.co.kr//img/upload/2023/09/27/SSI_20230927160344.jpg)
남아공 해변에서 발견된 백상아리의 사체
실제로 최근 몇년 사이 범고래의 공격으로 상어가 사체로 발견되는 사례가 여러차례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수컷 범고래 2마리가 간스바이 해역에서 단 하루 만에 17마리의 칠성상어를 잡아먹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당시 범고래 한쌍의 살육으로 며칠 후 간만 쏙 빼먹힌 상어들이 사체로 해변으로 밀려오기도 했다. 특히 범고래가 유독 상어의 간에 집착하는 것은 지방이 풍부하고 고래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남아공 간스바이 해변에서 칠성상어가 간 만 뜯어먹힌 채 사체로 발견됐다. 남아공 간스바이 해변에서 칠성상어가 간 만 뜯어먹힌 채 사체로 발견됐다.](https://imgnn.seoul.co.kr//img/upload/2023/09/27/SSI_20230927160244.jpg)
남아공 간스바이 해변에서 칠성상어가 간 만 뜯어먹힌 채 사체로 발견됐다.
한편 범고래는 특유의 외모 때문에 인기가 높지만 사실 세계의 바다를 지배하는 최상위 포식자다. 사나운 백상아리를 두 동강 낼 정도의 힘을 가진 범고래는 물개나 펭귄은 물론 동족인 돌고래까지 잡아먹을 정도. 이 때문에 붙은 영어권 이름은 킬러 고래(Killer Whale)다. 특히 범고래는 지능도 매우 높아 무결점의 포식자로 통하며 사냥할 때는 무자비하지만 가족사랑만큼은 끔찍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