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회화’를 주제로 열리는 ‘페인트 잇 블랙’ 전시회…26일 갤러리 비선재 개막

‘블랙 회화’를 주제로 한 ‘페인트 잇 블랙’(Paint it black) 전시회가 오는 26일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3길 갤러리 비선재에서 개막해 오는 9월 10일까지 열린다. 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블랙 회화’를 주제로 한 ‘페인트 잇 블랙’(Paint it black) 전시회가 오는 26일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3길 갤러리 비선재에서 개막해 오는 9월 10일까지 열린다. 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갤러리 비선재가 한국의 유명 작가 5명을 ‘블랙 회화’라는 주제로 묶어 전시회를 개최한다.

‘블랙 회화’라는 이슈로 묵묵하게 자기 길을 걸었던 유명 작가 최명영·신기옥·김호득·최두남·안미자 작가 등 5명의 전시회인 ‘페인트 잇 블랙’(Paint it black)이 오는 26일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3길 갤러리 비선재에서 개막해 오는 9월 10일까지 열린다.
최명영, 평면조건 23-62, Acrylic on canvas, 112x112㎝, 2023. 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최명영, 평면조건 23-62, Acrylic on canvas, 112x112㎝, 2023. 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갤러리 비선재는 “이번 전시회의 제목은 전설적인 록밴드 롤링스톤스가 1966년 발표한 ‘Paint it black’에서 빌린 것으로 ‘현대적 태도’(modern attitude)를 대변한다”면서 “1966년쯤을 기점으로 1940년대에서 60대에 걸쳐 태어난 우리 작가들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회는 회화를 단색으로 그려야만 했던 시대적 분위기와 끝없는 모색에 고난과 환희를 동시에 느꼈던 개인의 실존에 관한 의미를 재검토하고자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신기옥, 선율 2024-62, Acrylic on canvas, 112x112㎝, 2024. 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신기옥, 선율 2024-62, Acrylic on canvas, 112x112㎝, 2024. 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갤러리 비선재에 따르면 검은색이 위주가 되는 흑백 회화의 역사는 서구에서 고대 그리스로 소급되며, 동아시아에서는 한나라까지 소급된다. 그러나 블랙의 단순한 평면 회화, 즉 추상화로서의 블랙은 프랑스 작가 필 빌호드가 무려 27세 때 그린‘밤에 이루어진 검은 싸움’(1882)이다. 이후 블랙의 전면적 추상회화는 서구 역사에서 부지기수로 많다.
김호득, 급류, 광목에 수묵, 118.5x255.5㎝, 2008.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김호득, 급류, 광목에 수묵, 118.5x255.5㎝, 2008.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우리나라의 추상회화가 서구 미술을 이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땅에서 발아한 식생은 그것과 다르게 성장했고 독자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단색화라는 국제적 무브먼트가 인정받았다. 그리고 동아시아적 수행을 그림의 내용에 응결시키거나 동아시아의 미학적 주제였던 기운생동을 현대미술로 승화한다. 우리 미술은 우리만의 토대와 식생을 구축했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숨은 주제이다.
최두남, Untitled, Charcoal and oil stick on canvas, 164x168㎝, 2014.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최두남, Untitled, Charcoal and oil stick on canvas, 164x168㎝, 2014.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선보이는 최명영(1941~) 작가는 26세 때 한국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청년미술연립전’을 주도한 인물이었다. 같은 해 파리비엔날레의 한국 대표 작가로 참가해서 유럽의 사회적 분위기를 직접 체험했다. 현대성이 무엇이며 알게 되었고, 전통을 반대하며 신성에 반대하여 세속적 문물을 만드는 것이 유럽 현대성의 특징이라는 사실을 보게 되었다.
안미자, 惺惺 寂寂 성성 적적, India ink on cotton 33.2x44.2x4.8㎝ 2021.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안미자, 惺惺 寂寂 성성 적적, India ink on cotton 33.2x44.2x4.8㎝ 2021.사진: 갤러리 비선재 제공.
신기옥 작가 역시 우리만의 현대미술을 만들자는 의지가 강했고, 김호득 작가는 서울대 진학 당시 이미 두각을 나타냈으며 서양화와 동양화를 모두 구사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인재였다. 작가는 결국 동양화를 선택했고, 일필휘지(一筆揮之)나 기운생동(氣韻生動)과 같은 동아시아의 가장 오래된 미학적 담론에 천착했고, 이제는 세계적 수준의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

최두남 작가는 미국 버클리와 하버드를 졸업한 건축가로 자연으로 귀결되는 요소로 환원하는 그림을 그렸으며, 안미자는 깨달음이나 청정한 마음이라는 동아시아적 수행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조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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