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서 15세 미만 조혼 비율 가장 높은 국가는 ‘도미니카공화국’ [여기는 남미]

thumbnail - 도미니카공화국의 산부인과 대기실에서 임신부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엘디네로 캡처
도미니카공화국의 산부인과 대기실에서 임신부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엘디네로 캡처


중남미와 카리브에서 15세 미만 조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도미니카공화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 언론은 12일(현지시간) 유엔 라틴아메리카ㆍ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미니카공화국 20~24세 여성 가운데 15세 이전에 결혼한 비율은 9.4%였다. 20대 초반 여성 10명 중 1명은 15세 전에 결혼을 하는 셈이다. 미성년과 성년의 경계선인 18세로 기준을 넓히면 조혼의 비율은 더 높아진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선 20~24세 여성의 32.8%가 18살 전에 결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8살을 기준으로 할 때 중남미에서 조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였다.

18세 미만 조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대다수 중남미 국가와 달리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 않는 카리브 국가에 몰려 있었다. 수리남이 36%로 선두를 달렸고 가이아나와 자메이카가 각각 32.3%와 29.4%로 그 뒤를 따랐다.

현지 언론은 “도미니카공화국이 18세 기준으론 수리남에 뒤지지만 15세를 기준으로 보면 앞선다”면서 중남미와 카리브를 통틀어 조혼의 문제가 가장 심각한 국가는 도미니카공화국이라는 게 중론이라고 보도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조혼이 많은 건 절대적 빈곤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가장 부유한 5분위 계층에선 18세 전에 결혼한 20~24살 여성의 비율이 11%에 불과했지만 가장 가난한 5분위 계층에서 18세 전에 결혼한 동일한 연령대 여성의 비율은 49%에 달했다. 소득 최상위 계층과 최하위 계층 간 38%포인트 격차가 났는데 이는 중남미와 카리브에서 가장 큰 격차였다.

현지 언론은 조혼에는 원주민 사회의 전통 등도 영향을 끼치지만 대개의 경우 빈곤에서 탈출하려는 심리가 작동한다면서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조혼을 줄이는 최선의 방책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고 전했다.

조혼과 부의 상관관계는 섬나라 쿠바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쿠바에서 20~24세 여성 중 18세 이전에 결혼한 비율은 29.5%에 달한다. 이는 유엔아동기금(UNICEF)이 산출한 중남미 평균 18.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연령대에서 15살 이전에 결혼한 비율은 4.8%였다.

현지 언론은 쿠바가 사회주의 경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계층이 적지 않다면서 대개의 경우 조혼이 경제적 원인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에 설득력을 실어준다고 전했다.

한편 도미니카공화국은 조혼을 줄이기 위해 제도적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2021년 어린이와 청소년의 결혼 및 임신을 줄이기 위한 10개년 계획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기본권 보호 강화, 10대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 등이 핵심 내용이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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