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알려진 ‘유골 실종’…홍콩 가수 매염방 유골 석 달째 못 찾았다 [여기는 중국]
입력 2026 10 13 14:20
수정 2026 10 13 14:20
매염방. 연합뉴스
홍콩 가수 겸 배우 매염방의 유골함이 사라졌다는 소식이 그의 생일에 공개됐다. 가족과 팬들이 도난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오빠는 유골을 찾기 위해 현상금 5만홍콩달러를 내걸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골함이 사라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13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매염방 국제팬클럽은 지난 10일 소셜미디어(SNS)에 ‘매염방 가족’ 명의의 긴급 공지를 공유했다. 공지에는 란타우섬 포린사 해회탑에 안치됐던 유골함이 지난 7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신고했지만, 약 3개월이 지나도록 찾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10일은 그의 63번째 생일이었다.
이상 징후를 발견한 것은 지난 7월 18일 추모하러 간 팬이었다. 유골 안치 공간의 명패 나사가 풀려 있었고, 안에 있어야 할 유골함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팬의 연락을 받은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다만 실제로 유골함이 언제 사라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올해 1월 초부터 7월 중순 사이 포린사나 해회탑을 방문한 사람 가운데 수상한 인물을 봤거나 유골함으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가는 모습을 목격했다면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7월 18일 이전 현장을 방문한 운전자들에게 관련 블랙박스 영상을 제공해 달라고 호소했다.
매염방의 유골은 2003년 사망 이후 가족들의 뜻에 따라 이곳에 안치됐다. 명패에는 본명 대신 어린 시절 불리던 이름인 ‘주뉘’(珠女)가 새겨져 있었다. 가족들은 그가 조용히 쉴 수 있도록 영정사진도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팬들이 놓고 간 꽃과 과일이 남아 있었다. TVB는 해회탑 입구에 보안요원이 있으며, 예약 없이 방문하는 사람은 이름과 전화번호를 등록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매염방의 오빠는 연락을 받고 사건을 알게 됐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TVB 인터뷰에서 유골을 가져간 목적을 이해할 수 없다며 “시민들과 함께 도와 동생의 유골을 빨리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골을 찾기 위한 현상금 5만홍콩달러를 내걸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경찰은 아직 도난으로 확정하지 않았다. RTHK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7월 18일 사찰에 보관된 물건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접수했으며, 사건을 ‘경찰 지원 요청’으로 분류해 란타우 지역 중대범죄수사팀에 맡겼다. 지난 11일 발표 기준 체포된 사람은 없다.
HK01은 취재원을 인용해 같은 안치시설에서 다른 유골함이 사라진 사례는 없으며, 매염방 가족이 금전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승려는 명패 나사가 자연적으로 풀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홍콩에서는 앞서 유명인의 유골을 훔친 뒤 유족에게 돈을 요구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사틴 지역 바오푸산에서 무술감독이자 영화감독인 류자량, 영화 제작자 샹화성 등의 유골이 사라졌고 그의 아내 웡징징은 당시 범인들이 유골함 사진을 보내며 처음에는 6000만 홍콩달러(102억원)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돈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올해 2월 류자량과 샹화성의 유골이 발견됐다. 웡징징은 유골을 되찾은 뒤 다시 도난당할 우려 때문에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건과 매염방 유골 실종 사이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금전 요구가 있었던 앞선 사건과 달리 매염방 가족에게는 협박 전화가 없었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범행 목적이나 동일 조직의 소행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매염방은 1980∼1990년대 홍콩 대중문화를 대표한 가수이자 배우다. 1982년 신인 가요대회 우승으로 데뷔했으며, 영화 ‘연지구’에서 장국영과 호흡을 맞춰 홍콩 금상장과 대만 금마장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003년 12월 30일 자궁경부암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당시 40세였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