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뷸런스는 교통법규 위반해도 된다?” 논란 촉발한 앰뷸런스 족쇄 사건 [여기는 남미]
입력 2026 10 06 13:55
수정 2026 10 06 13:55
주차금지구역에 주차한 앰뷸런스에 족쇄를 채워놓은 모습. SNS 캡처
앰뷸런스가 교통법규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를 놓고 남미 콜롬비아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가열되자 콜롬비아 당국이 나서 공식 입장을 내놨다.
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언론에 따르면 논란은 온라인에 공유된 1장의 사진에서 촉발됐다. 사진에는 주차금지구역에 주차돼 있는 앰뷸런스가 보인다. 앰뷸런스 운전석 쪽 앞바퀴에는 이른바 족쇄가 굳게 채워져 있다. 불법주차를 적발한 경찰이 앰뷸런스의 발을 묶어버린 상태였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면서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네티즌 의견은 “앰뷸런스는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차량이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교통법규를 위반해야 한다면 위반해도 된다”는 쪽과 “앰뷸런스가 교통법규를 무시해도 된다는 면허라도 갖고 있다는 말인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면서 더 많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쪽으로 갈렸다.
팽팽한 의견대립이 계속되면서 논란이 가열되자 결국 콜롬비아 교통청이 나섰다. 교통청은 앰뷸런스에 족쇄를 채우게 된 상황부터 설명했다. 앰뷸런스가 주차한 곳은 콜롬비아의 대도시 메데진에 있는 통증전문병원 앞 주차금지구역이었다고 한다.
경찰이 주차위반을 발견했을 때 앰뷸런스는 시동이 꺼진 상태였고 탑승자는 없었다. 경찰은 곧바로 딱지를 떼지 않고 운전기사가 나타나길 기다렸다고 한다.
앰뷸런스 운전기사가 나타난 건 약 20분 뒤였다. 그는 “95세 고령자를 이송하라는 지시를 받고 대기 중”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기사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서 함께 대기했지만 95세 고령자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기사의 해명을 거짓으로 보고 함께 더 기다려보자면서 앰뷸런스에 족쇄를 채웠다. 앰뷸런스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잠금장치를 채운 뒤 함께 기다려보자고 한 것이다. 버티던 운전기사는 결국 뒤늦게 거짓말을 인정했다고 한다. 경찰은 “거짓 해명을 한 후에도 경찰이 가지 않자 다소 당황하는 기색이었다”면서 “끝까지 거짓을 밀어붙이려다가 경찰이 떠나지 않자 실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제야 경찰은 족쇄를 풀고 주차위반 딱지를 뗐다. 주차위반으로 기사에게 부과된 범칙금은 63만 3000페소, 한화로 27만원을 웃돈다.
상황을 설명한 교통청은 앰뷸런스와 교통법규에 대해서도 공식 입장을 내놨다. 교통청은 “앰뷸런스가 응급상황이 발생한 곳으로 출동하거나 환자를 이송하는 등 임무를 수행할 때는 속도나 신호 위반 등을 용인할 수 있지만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을 때는 일반 차량과 마찬가지로 교통법규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통청 관계자는 “족쇄를 찬 앰뷸런스가 주차돼 있던 곳은 병원 앞으로 환자들을 위해 주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라면서 “경찰이 정당한 사유 없이 주차한 앰뷸런스에 족쇄를 채우고 딱지를 뗀 건 적법한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