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억 년 전 폭발했다…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가장 오래된 초신성 폭발 [우주를 보다]



태초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 외에는 다른 원소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 가운데 태초에 생긴 수소를 제외한 산소, 탄소, 질소, 칼슘, 인, 철 등 다른 원소들은 사실 2차적으로 생긴 원소들이다. 이 원소들은 별의 핵융합 반응과 초신성 폭발을 통해 생성된 뒤 우주로 뿌려졌다. 특히 우주 초기에는 지금보다 밀도가 높고 가스가 많아 무거운 별이 많이 생성됐고 이들이 지금 우주에 있는 무거운 원소들을 대량으로 생산했다.

하지만 실제 이 시기에 얼마나 자주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는지는 직접 관측하기는 쉽지 않다. 초신성 폭발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폭발로 은하 전체만큼이나 밝게 빛나지만, 100억 광년 이상 먼 거리에서는 은하도 작고 어두운 점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빅뱅 직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120억 광년 전의 은하나 초신성은 최신 망원경으로도 관측이 쉽지 않다.

과학자들은 현시점에서 인류가 가진 가장 강력한 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가장 오래된 초신성 폭발을 찾고 있다. 미국 하와이대 천문학 연구소의 발레리아 아파리시오가 이끄는 연구팀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코스모스 웹 관측 프로그램에서 초신성 ‘SN 2023aeaf’를 발견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이 초신성은 117억 광년 떨어진 것으로 이제까지 발견된 초신성 가운데 가장 먼 거리에서 관측된 것이다.

117억 광년 전의 초신성을 관측했다는 것은 117억 년 전 모습을 관측한 것과 같다. 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초신성은 빅뱅 직후 20억 년 후에 폭발한 것으로 초기 우주에서 폭발한 초신성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연구팀은 초신성 ‘SN 2023aeaf’의 시간에 따른 밝기 변화 패턴(광도 곡선)과 색 변화를 시뮬레이션된 초신성 집단과 면밀히 비교해 이 초신성을 II형 초신성으로 분류했다. II형 초신성은 질량이 큰 별이 핵연료를 모두 소진하고 철 핵이 자체 중력으로 붕괴될 때 발생하는 폭발이다. 초신성의 질량은 태양의 12배 정도로 추정된다. 그리고 분석 결과 폭발 전 주변으로 많은 가스를 날려 보내 태양 질량의 절반 정도 되는 가스에 둘러싸인 상태에서 폭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로 연구팀은 초신성 폭발의 배경 은하 스펙트럼도 분석해 젊고 활발하게 별을 형성하는 왜소 은하이며, 무거운 원소의 비율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직 초신성 폭발로 무거운 원소를 많이 공급받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는 예상된 결과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강력한 성능 덕분에 과학자들은 더 먼 우주를 들여다보고 더 과거의 일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과학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그 뒤를 이을 차세대 망원경을 통해 더 태초의 우주를 확인하고 지금의 우주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밝혀낼 것이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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